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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03-13 | 조회 | 4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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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22일, 한 한국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유엔 유럽본부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참석중이던 전세계 140여개국 대표단도 그의 죽음을 슬퍼해 무려 5분간 묵념을 한 뒤 1시간 정회를 했다. 당시 WHO 사무총장인 고 이종욱 박사의 타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지구촌은 그렇게 표현했다.
‘21세기 슈바이처’ ‘백신의 황제’로 불리는 그의 일생은 늘 낮은 곳을 향한 봉사와 헌신의 삶이었다. 특히 접근조차 꺼리는 한센인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서울대 의대 재학시절 내내 경기 안양 나자로 마을의 한센인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세계 오지를 전전하며 평생을 한센병 퇴치에 바쳤다. WHO 사무총장 시절 국가원수급 예우에도 2000㏄ 승용차와 비행기 2등석을 고집, 그 몸낮춤은 리더십의 귀감이 되었다. 그의 삶을 추억하는 것은 그의 봉사와 희생 정신이 최근 잇달아 큰 울림의 결실을 보고 있다는 희소식 때문이다. 그가 평생 매달렸던 한센병, 그 이유 하나만으로 ‘천형(天刑)의 땅’이 된 전남 고흥군 소록도와 육지 사이에 다리가 개통됐다. 1916년 한센인들이 강제로 격리수용된 지 93년 만이다. 한센인을 보듬었던 그에게 이처럼 반가운 소식도 드물 것이다. 이 다리는 그의 뜻처럼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차별 치유를 넘어 소록도와 육지인 간의 사랑과 봉사의 가교여야 할 듯싶다. 또 하나 반갑기로는 그의 유지가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활짝 피어났다는 점이다. 아이비리그 사상 첫 아시아인 총장에 오른 김용 하버드대 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 그와 고 이 박사와의 인연 그 연결 고리는 역시 봉사와 헌신이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1990년대 중반. 김씨가 페루에서 결핵 퇴치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름다운 인연이 시작됐다. 고 이 박사는 하버드대 의대 재학시절 빈민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줄곧 국제의료봉사활동을 하던 그를 눈여겨보다 WHO 사무총장 자문관으로 발탁했다. 다트머스대 측이 총장 발탁 배경으로 “배움과 창의·봉사의 이념을 헌신적으로 실천한 인물”이라고 밝힌 그대로 그는 ‘제2의 이종욱’인 셈이다. WHO 사무총장과 아이비리그 총장. 한국인이 세계인, 또 그것을 넘어 세계 지도자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 무엇인지를 새삼 일깨운다. [[김영호 /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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